러시아 정부가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정적인 알렉세이 나발리의 석방을 요구한 미국에게 내정 간섭이라고 경고했다.
24일(현지시간) AP통신‧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이날 성명을 내고 미 대사관을 향해 “내정에 대한 간섭이자 러시아 시민들에게 위법을 부추기고 있다”고 날을 세웠다.
앞서 미국 대사관은 3500여명이 체포된 나발리의 석방을 요구하는 러시아의 시위에 대해 “미국은 평화로운 시위와 자유를 표현할 권리를 지지한다”면서 “러시아 정부는 이러한 권리를 짓밟고 있다”고 트위터로 비판했다. 그러면서 나발리의 석방을 촉구한 미 정부의 성명도 트윗했다.
페스코프 대변인은 “간접적으로 내정에 대한 완전한 간섭한 것이자 러시아 연방법에 대한 폭력과 허가되지 않은 행동을 직접적으로 지지했다”고 말했다.
수도인 모스코바에서 1만 5000명을 비롯해 러시아 주요 도시에서 수많은 시민들이 나발리의 석방을 요구하는 시위에 나섰다.
하지만 페스코프는 시위 참가자 수를 대수롭지 않다는 듯 일축했다. 그는 “불법적인 행동에 많은 사람들이 참여했다고 많이들 이야기 할 것”이라며 “하지만 시위에 참여한 사람들은 거의 없다. 대부분이 푸틴 대통령을 지지했다”고 밝혔다.
다만 페스코프는 바이든 행정부가 대화의 의지를 보여준다면 이에 응하겠다고 덧붙였다.
호송되는 나발니. 연합뉴스한편 나발리는 지난해 8월 소련과 러시아에서 군사용으로 개발된 생화학무기로 가장 강력한 독극물 중 하나로 꼽히는 ‘노비촉’에 중독돼 독일에서 치료를 받고, 5개월 만인 지난 17일 러시아로 귀국했다.
하지만 러시아는 나발리가 2014년 사기와 횡령 혐의로 받은 집행유예 판결의 의무를 위반했다며 공항에서 체포하고 구금했다. 그에 대한 재판은 2월 2일 열릴 예정이며 유죄가 인정되면 3.5년형에 처해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