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증시에 상장된 중국의 대표적인 드론 이항(EHang)이이 기업 기술 조작·가짜 계약 의혹에 휩싸이며 주가가 반토막이 났다가 하루 만에 큰 폭으로 오르며 롤러코스터 장세를 연출했다.
나스닥 종목인 이항 주식은 17일(현지시간) 67.88% 폭등한 77.73달러에 마감됐다. 전날에는 이항의 거래와 기술력이 거짓이라는 공매도 보고서가 나오면서 62.7% 폭락해 46.30달러로 내려앉았다. 보고서가 나온 당일에는 수직 낙하했다가 하루 만에 반등한 셈이다.
글로벌 투자정보업체 울프팩리서치는 ‘추락으로 향하는 이항의 주가 폭등’이라는 제목의 공매도 리포트에서 이항의 가짜 계약과 기술 조작 의혹을 제기했다. 울프팩리서치는 지난해 4월 중국판 넷플릭스로 불리는 ‘아이치이’의 매출조작 의혹을 제기한 곳이다.
울프팩리서치는 이항이 5000억원 규모의 계약을 맺었다는 중국업체 ‘쿤샹’이 계약 9일 전에 급조된 기업이며 주소지도 가짜라고 지적했다. 또 이항 본사에는 드론택시 생산을 위한 기초적인 조립 라인도 없었다고 폭로했다.
이항은 즉각 홈페이지에 반박 입장문을 내 “수 많은 오류에 사실 확인을 거치지 않은 진술과 오역 투성이”라고 비판했다. 또 이항은 “주주들의 이익을 보호하기 위해 적절하고 필요한 행동을 취할 것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다만 울프팩리서치는 동영상과 사진으로 이항의 공장이 텅 비어있다는 점, 이항과 거래 계약을 맺은 업체 쿤샹의 주소가 거짓이었다는 점 등을 구체적으로 비난했는데, 이항은 울프팩리서치의 주장을 반박할만한 사진이나 기타 정보를 공개하지는 않았다.
미국 주식 직접투자에 나선 한국의 ‘서학개미’들도 이항 사태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서학개미들도 이항 주식을 다수 보유하고 있어서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국내 투자자들은 16일 기준 이항을 5억 5033만 달러(약 6090억원)어치 보유하고 있었다. 해외 주식 보관 규모 중 10위였다. 사기 논란이 터지자 다수가 매도에 나섰다. 17일 기준 이항 보유 금액은 2억 717만 달러(약 2300억원)으로 쪼그라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