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투자 열풍에 국내 주식 거래 활동 계좌 수가 처음으로 4천만 개를 돌파했다. 동학개미 1천 만 명 시대에 1인 당 평균 4개의 주식 계좌를 가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23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19일 주식 거래 활동 계좌 수는 4006만 7529개를 기록했다. 주식 거래 활동 계좌는 예탁자산이 10만 원 이상이고, 6개월 간 한 차례 이상 거래가 이뤄진 증권 계좌를 말한다.
최근 들어 계좌 수 증가 속도가 가팔라졌다는 게 특징이다. 지난 2007년 1천 만 계좌 수를 처음 넘어선 후 5년 만인 2012년 2천 만 계좌를 돌파했다. 지난해 3월 3천 만 계좌를 돌파한 이후 9개월 만에 500만 계좌가 증가하더니, 12월 3500만 계좌를 넘어선 지 3개월 만에 500만 계좌 이상이 증가하면서 4천 만 계좌까지 넘어섰다. 1천 만 계좌가 증가하는 데 앞서 5년, 8년이 걸렸지만 최근에는 1년 새 1천 만 계좌가 늘어나고 있는 것이다.
그래픽=김성기 기자코로나19로 코스피가 최악의 상황인 1400선 까지 떨어진 ‘악재’가 아이러니하게도 젊은 층인 2030까지 주식 시장으로 끌어들이며 주식 거래 참여자는 대폭 증가했다. 지난해 상장사 주주는 약 919만 명으로 전년 대비 300만 3055명(48.5%)이 늘었다. 올해 초 주식 투자 열기가 절정에 달했던 점을 감안하면 최근 주식 투자자 수는 1천만 명을 돌파했을 가능성이 크다.
최근 들어 개인 투자자의 투자가 주춤한 듯 보이지만 여전히 대기 자금인 투자자 예탁금은 60조원 대에 머물고 있다. 지난해 초만 해도 투자자 예탁금은 20조원 대 였다. 여기에 카카오페이증권, 올해 토스증권이 출범하는 등 핀테크에 기반을 둔 증권사들이 출범하면서 젊은 층의 수요를 더 끌어들인 점도 계좌 수 증가에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여기다 공모주 청약을 하기 위한 계좌도 대폭 늘어난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 18일 상장한 SK바이오사이언스의 공모주 청약은 중복 청약이 가능해 투자자 한 명이 여러 개의 계좌를 개설했다. SK바이오사이언스의 청약에는 약 240만 계좌가 참여해 역대 최다 청약 건 수 기록을 갈아치웠다.
오는 5월부터 여러 증권사에 계좌를 만들어 복수로 청약을 하는 중복 청약은 제한되지만, 올해 크래프톤, 카카오뱅크, 야놀자 등 기업공개(IPO) ‘대어’들이 대기 중인 만큼 주식 계좌 증가는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투자자들이 SK바이오사이언스 투자 상담을 받고 있는 모습. 황진환 기자한편 주식 투자 열풍이 불면서 유사투자자문과 주식 관련 소비자 상담이 급증하고 있다. 한국소비자원과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가 지난달 1372소비자상담센터에 접수된 소비자 상담을 분석한 결과 ‘유사투자자문’이 1512건으로 전월대비 21.3% 증가했다.
주식 관련 상담은 249건으로 15.3% 3.6% 늘었다. 전년 2월 대비 상담 증가율은 주식이 120.4% 증가해 가장 높게 나타났다. 유사투자자문 관련 상담은 서비스를 중도 해지하는 경우 업체가 과도한 위약금을 요구한다는 소비자 불만이 많았다. 주식은 증권사 계좌개설 이벤트의 적용 대상 범위에 대한 문의가 많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