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외교관 출신 탈북자인 고영환 전 국가안보전략연구원 부원장은 북한이 고위직 가족 쌀 배급을 중단할 정도로 어려운 상황에 처했다고 주장했다.
고 전 부원장은 2일 요미우리신문과의 인터뷰에서 “평양 중심부에 사는 조선노동당·정부·군의 간부 가족에 대한 쌀 배급이 2-3월을 마지막으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 간부 본인에 대한 배급은 이어지고 있으나 이를 위해 전시 비축미 시설인 ‘2호 창고’를 일부 개방했다는 정보가 있다”고 말했다.
고 전 부원장은 “북한은 지금 코로나19로 인해 체재의 내구력이 떨어지고 있다. 북중 국경폐쇄가 경제에 결정적인 타격을 주고 있기 때문”이라고 풀이했다.
그러면서 그는 북한에 설탕과 화학조미료, 화장지, 밀가루가 부족하고 농장 비료 공급량은 지난해 1/3 정도라고 들었다며 “‘고난의 행군'(1990년대)이 다시 오는 것이 아니냐는 동요가 확산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전 세계적으로 코로나19가 재확산돼 북중 국경 폐쇄가 길어지면 “북한이 체제 위기를 맞을 수도 있다”라며 “내부 불만이 높아지면 다시 도발 행동에 나설 것”이라고 관측했다.
그는 북한이 최근 남한을 적으로 취급한 것은 평양이 동요하고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며 “김정은 국무위원장에 대한 분노를 문재인 대통령에게 돌린 것”이고 다른 한편으로는 대선을 앞둔 도널드 프럼프 미국 대통령을 겨냥해 움직이는 측면도 있다고 분석했다.
고 전 부원장은 이와함께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이 최근 전면에 나선 것은 김 위원장의 신변에 문제가 생기는 경우 후계 구도를 고려해 김여정의 힘을 키우려는 시도라고 풀이했다.
고 전 부원장은 “북한 국영 매체가 김여정에 대해 대남정책을 총괄하고 있다거나 김정은이 부여한 권한을 토대로 당에 지시를 했다고 보도하는 것은 본래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최근 동향의 특이성을 지적했다.
그는 그럼에도 김정은이 “뭔가 문제를 안고 있을 가능성이 크지만 결정적인 근거는 없다”라며 “당뇨나 심혈관계 질환에 더해 얼굴이 부은 것을 보면 신장 질환 가능성도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