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대한 한국의 철저한 방역체계를 두고 너무 과한 것 같다고 바라봤던 일본이 확진자가 급등하자 태도를 바꿨다. 드라이브스루 검사를 도입한 데 이어 선별진료소 설치 역시 고려하고 있다.
14일 일본 공영방송 NHK의 집계에 따르면 코로나19 확진자가 전날 294명 증가하면서 총 7691명이 됐다. 집단감염 사태가 발생했던 크루즈 유람선 ‘다이아몬드 프린세스’ 탑승자(712명)를 포함하면 누적 확진자 8403명이다.
우려했던 의료 체계 붕괴가 현실로 다가온 일본이다. 일본의 일일 유전자증폭(PCR) 검사 건수는 한국과 비교해 턱없이 부족한 상황이다. 2만건까지 늘리겠다는 계획을 발표했지만 아직 절반에도 못 미친다.
의심 증상을 묻는 전화가 쇄도하면서 콜센터는 업무가 마비 상태에 이르렀고 보건소 역시 밀려드는 환자를 다 소화하지 못할 정도로 코로나19에 거의 무방비 상태로 노출됐다.
이런 가운데 사이타마(埼玉)현 사이타마시의 니시다 미치히로(西田道弘) 보건소장은 지난 10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내 병상과 격리시설이 부족해 정말 양성일 것 같은 사람들만을 상대로 검사를 실시했다. 병원이 (환자들로) 넘쳐나는 것을 피하고자 조건을 까다롭게 해왔다”고 폭로하며 확진자를 축소하기 위한 움직임이 있었다는 것을 인정하기도 했다.
일본 후생노동성은 △감기 증상이나 섭씨 37.5도 이상 발열이 4일 이상 계속되고(고령자·기저질환자는 2일 이상) △강한 권태감과 호흡곤란 증상을 호소하는 경우에만 ‘귀국자·접촉자 상담센터’ 상담을 거쳐 지정 의료기관에서 검사와 진료를 받도록 권고하고 있다.
그러나 현재 일본의 의료 체계에서는 고열이 있더라도 쉽사리 코로나19 검사를 받을 수 없는 상태다. 실제 일본 아이돌 그룹 ‘미니스커트 폴리스’의 멤버 하나타 히나는 개인 트위터 계정을 통해 “열이 39.1도까지 올랐다. 보건소에 전화했지만 저와 같은 증상에도 검사를 받지 못한 사람이 많이 있다”고 토로하기도 했다. 13일 게시물에는 계속된 기침으로 고통스럽지만 열이 36.5도까지 내려갔다며 나아진 상태를 전했지만 끝내 병원 진료를 받지 못한 것은 변함이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