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적으로 때 이른 불볕더위가 기승을 부리면서 올여름 폭염 지수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지난 9일 서울의 기온은 32.8도까지 오르면서 올해 최고 기온을 기록했다. 기상청은 이날 서울에 폭염 특보를, 경북 경산에는 폭염 경보를, 경기·강원·충청·경북·대전·대구 등지에는 폭염주의보를 내렸다.
미국 해양대기청(NOAA)은 지난 3월 내놓은 ‘세계 연평균 기온 순위 보고서’에서 올해가 역대 가장 더울 확률이 75%에 이를 것으로 전망하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올해가 역대 가장 더운 해가 될지에 대해서는 관찰이 더 필요하다고 분석한다. 한반도 여름 기온에 영향을 끼치는 티베트고기압과 북태평양고기압이 아직 발달하지 않았고, 또 이번 주 한반도에 다가올 것으로 보이는 장마 전선이 폭염을 누그러뜨릴 가능성도 점친다.
그러나 올해가 평년보다 더울 것이라는 데에는 이견이 없다. 전문가들은 지구온난화로 인한 기후 변화와 도시의 인공 열 등으로 폭염이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본다.
◇ 지구온난화와 해수면 온도 상승…코로나19로 체감 더위 더 심해질 듯
폭염의 가장 큰 원인은 지구온난화다. 지구의 온도가 높아지면서 대기에는 뜨겁고 습한 공기가 가득 찬다. 뜨거운 공기가 대기 위로 올라가면 고기압이 활발해지고 기온이 오르게 된다.
지구온난화로 인한 해수면 온도 상승도 폭염에 영향을 끼친다. 문제는 물이 뜨거워지고 식는 속도가 공기보다 느리기 때문에, 바다의 온도가 높아지면 열을 계속 품으면서 폭염이 더 오래간다는 점이다.
전 세계를 강타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체감 더위가 더 심할 것으로 우려된다. 무더위 속에서도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의료진은 방호복으로 무장해야 하고 시민들은 마스크를 착용해야 하기 때문이다.
반기성 케이웨더 센터장은 “햇빛이 쨍쨍하거나 습도가 높을 때 실제 온도보다 더 더위를 느낀다”며 “이런 상황에서 마스크를 쓰면 체감 기온이 높아져 실제 온도보다 더 덥다고 느끼게 된다”고 말했다.
◇ 장기적으로 도시 숲 조성해 지구 온도 낮춰야
폭염이 매년 일상이 되어가는 흐름을 막을 수는 없지만, 폭염 피해를 줄이기 위한 노력은 필요하다.
전문가들은 지구의 온도를 점차 낮출 수 있도록 녹지를 증가하거나 열 환경을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한다.
특히 도시에 가득 찬 차량과 인공조명은 상당한 인공 열을 발생시킨다. 도시에서 발생하는 인공 에너지로 인해 폭염이 닥쳤을 때 도심 안과 도심 외곽 지역의 온도 차이도 상당하다.
도시에 녹지를 조성하면 토양과 식물에서 습기가 증발산 돼 녹지 효과가 일어날 수 있다. 대기 중으로 발산된 수증기가 결과적으로는 대기의 온도를 낮추는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본다.
이명인 울산과학기술원(UNIST) 폭염연구센터장은 “폭염 일수가 늘어나고 있고 기온이 점점 높아지면서 폭염 강도도 강해지고 있다”며 “도시 숲을 조성하는 등 폭염에 대한 근원적인 대책을 세우고 열 환경을 개선할 수 있는 방안이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