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허위사실 유포를 이유로 이란 국영 뉴스 웹사이트 도메인을 압류했다. 미국과 이란의 긴장이 고조되는 가운데 이란 언론에 대한 강력한 규제 정책으로 보인다.
22일(현지시간) AP통신에 따르면, 익명을 요구한 미국 당국자는 “미국이 이란의 허위 정보 확산과 관련된 30여 개의 웹사이트의 접속을 사실상 차단했다”고 밝혔다.
이란 국영통신사인 IRNA는 미국 정부가 추가 정보 제공 없이 (도메인을) 압류했다고 발표했다.
이번 조치는 2015년 이란 핵합의(JCPOA‧포괄적 공동행동계획) 당사국들이 핵합의 복귀를 추진하는 가운데 시행됐다.
또 이란의 강경파 사법부 수장인 에브라힘 라이시가 대통령에 당선된지 며칠 만에 진행됐다. 라이시 당선인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의 정상회담 가능성을 일축한 상태다.
이란과 미국의 관계는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일방적으로 핵합의를 탈퇴하고 재제를 가하면서 악화했다. 이후 이란은 우라늄 농축 제한을 단계적으로 폐기해 사상 최고치인 60% 수준에 도달했다.
에브라힘 라이시 이란 대통령. 연합뉴스이란은 먼 전장에까지 영향을 미치고 적들을 공격하기 위한 방법으로 레바논의 ‘헤즈볼라’와 예맨의 ‘후티’ 반군 등 중동 지역의 군부 세력을 지원하고 있다.
이날 기준 이란 국영 TV의 영어서비스 부문인 ‘프레스 TV’와 이란 국영 TV의 아랍어 채널인 ‘알 아람’, 예맨 후티 반군 소유의 ‘알 마시라’ 등은 접속 중단 안내문을 내걸었다. 안내문에는 ‘산업안전국, 수출관리국, FBI(연방수사국)의 단속조치법에 따라 압류됐다’는 내용이 담겼다.
미국 정부는 또 이슬람 무장 정파 하마스와 이슬라믹 지하드의 영향을 받는 뉴스 웹사이트 ‘팔레스타인 투데이’의 도메인도 압류하고, 같은 내용의 안내를 하고 있다.
이처럼 미국이 허위사실 유포를 이유로 웹사이트의 도메인을 압류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해 10월 법무부는 이란의 혁명수비대와 관련된 100여 개의 웹사이트를 폐쇄했다. 당시 미국은 진짜 뉴스 웹페이지로 꾸민 이 사이트들이 미국 정책에 영향을 끼치고 이란의 정치적 선전을 위해 전 세계에 허위사실을 유포했다고 규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