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하원은 22일(현지시간) 인종차별의 상징이된 19세기 남부연합 관련 인물의 동상을 국회 의사당내에서 철거하는 법안을 찬성 305대 반대 113으로 통과시켰다고 더힐이 보도했다.
하원 흑인의원 모임인 ‘블랙코커스’의장인 캐런 배스 의원(민주당)은 표결에 앞서 “내 조상들이 지은 의사당에 그 조상들을 노예로 만든 사람들의 기념비를 세운걸 아는 흑인의 느낌이 어떨지 상상해 보라”며 찬성할 것을 호소했다.
그는 또 미국에서 흑인 인권운동을 이끌었던 지도자중 마지막 생존자였던 존 루이스 하원 의원이 지난 17일 80세를 일기로 타계한 것을 상기하면서 “이 법안은 그의 유산을 기리기 위한 하나의 방법이다. 그가 매일 싸웠던 것은 정확히 이런 상징들과 정반대되는 것이었다”고 강조했다.
표결은 초당적응로 이뤄졌지만 공화당내네서는 찬성과 반대가 엇갈렸다. 반대표는 모두 공화당에서 나왔는데 공화당 의원중 케네시 매카시 원내대표 등 72명은 동상 제거를 지지했다.
이 법안은 반역죄로 기소됐던 제퍼슨 데이비스 남부연합 대통령과 알렉산더 스티븐슨 남부연합 부통령, 로버트 리 남부연합 총사령관 등 의사당내에 설치된 남부연합 관련 기념물 11개를 철거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의회 국립조각수집관 규정에 따라 동상들은 120일 이내에 치워지게 됐다. 동상들은 최초 기증한 주에 반환하거나 워싱턴DC소재 특수 학술연구기관인 스미스소니언 박물관에 기증하게 된다.
1857년 ‘드레드 스콧 판결’로 흑인 시민권을 인정하지 않은 로저 태니 전 대법원장의 동상은 흑인 최초 대법관인 서굿 마셜의 동상으로 대체되고 민권운동가인 데이지 베이츠와 메릴 베쑨 등의 동상도 의사당에 입성할 수 있게 됐다.
하지만 법안이 발효되려면 상원 표결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서명이 남아있다. 트럼프 대통령느 남부연합 인물에 대한 역사적 재평가 움직임에 반대해왔다.
지난 5월 25일 경찰의 과잉진압에 의해 숨진 흑인 남성 조지 플로이드 사건으로 반인종차별시위가 이어지고 있는 속에서 인종차별 상징인 남부연합 관련 기념물 철거, 미 자동차경기 연맹 남부연합기 사용금지 등이 이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