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 이어 유럽도 코로나19 백신의 지적재산권(IP) 포기 제안을 논의하겠다는 발표했다.
6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우르줄라 폰 데어 라이엔 EU집행위원장은 이날 이탈리아 피렌체 유럽대학연구소와의 회의에서 이같이 말했다.
폰 데어 라이엔 위원장은 “EU(유럽연합)는 효과적이고 실용적인 자세로 이 위기를 극복할 어떤 제안도 논의할 준비가 돼 있다”면서 “그렇기 때문에 미국의 코로나19 백신 지적재산권 포기 제안이 그 목표를 달성하는데 얼마나 도움이 될지 논의할 준비가 돼 있다”고 설명했다.
우르줄라 폰 데어 라이엔 EU집행위원장. 연합뉴스하지만 코로나19 백신을 만든 제약사들은 이 같은 제안이 취약한 공급망을 파괴하는 등의 부정적 효과를 낳을 수 있다고 맞섰다. 그러면서 부유한 국가들이 더 아낌없이 백신을 전세계와 공유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특히 EU에서 경제적 힘이 가장 쎈 독일도 백신에 대한 생산과 질적 기준이 없다는 이유로 지적재산권 포기 제안을 거절했다.
얀스 스판 독일 보건장관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백신을 전세계에 공급하겠다는 목표를 공유하고 있다고 말했지만, 정부 대변인은 성명을 통해 “지적재산권 보호는 혁신의 원천이기 때문에 미래에도 반드시 유지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앞서 조 바이든 행정부는 전날 기존 미국의 입장을 뒤집고 WTO(세계무역기구)에서의 논의를 지지한다고 밝혔다.
응고지 오콘조 이웨알라 WTO 사무총장은 “미국의 결정을 매우 환영한다”면서 “전세계가 주목하고 사람들은 죽어가고 있기 때문에 코로나19를 신속하게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도 지적재산권 완화에 대해 “너무너무 환영한다”고 했다. 하지만 프랑스 정부는 백신 부족이 특허권의 문제가 아니라 백신 생산과 재료의 부족 때문이라고 꼬집었다.
한편 현재 전세계에서 1억 5500만명 이상이 코로나19에 걸리고 340만명이 사망했다. 하지만 코로나19 백신을 최소 1차례 이상 접종한 사람은 6억 2400만명이고 대부분이 부유한 국가의 사람들이다.
WTO는 이달 말과 6월 8~9일 백신의 지적재산권 포기에 대한 논의를 위해 회의를 열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