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이란에 대한 무기 금수 제재를 연장할지 여부에 대해 30일(현지시간) 미국과 이란이 안보리 영상회의에서 정면으로 충돌했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은 이란을 “극악무도한 테러 정권”이라고 공격했고 모하마다 자바드 자리프 이란 외무장관은 미국을 “무법자 불량배”라고 비난했다.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폼페이오 장관은 이날 “안보리는 유엔의 설립자들이 의도한 국제평화와 안보를 대표할 것인지, 이란에 대한 무기 금수 제재가 종료되도록 내버려 둠으로써 유엔의 임무를 저버릴 것인지 선택해야 한다”면서 이란에 대한 무기 금수 제재 연장을 촉구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무기 금수 제재가 종료되면 이란은 ‘불량 무기 거래상’이 되는데 자유로울 것이라고 지적하고 이란은 책임있는 민주주의 국가가 아니며 전 세계에서 “가장 극악무도한 테러 정권”이라면서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미국은 안보리에 대이란 무기 금수 제재를 무기한 연장한다는 내용의 결의안 초안을 22일 제출했으나 중국과 러시아는 이미 여기에 반대한다는 신호를 보냈다고 로이터통신이 전했다.
자리프 이란 외무장관은 “국제사회와 안보리는 법의 지배에 대한 존중을 유지할 것인지 무법적 불량배의 변덕에 둘러싸인 정글의 법칙으로 돌아갈 것인지 중요한 결정에 직면해 있다”면서 미국의 무기 금수 제재 연장 주장을 반박했다.
자리프 장관은 또 “안보리 결의 2231호의 무기 금수 제재 해제 시간표는 어렵게 얻은 타협의 떼어낼 수 없는 부분”이라면서 “합의된 시간표에 대한 변경 시도는 결의 2231호를 완전히 훼손하는 것과 같다”고 주장했다.
이란 테헤란에서 열린 국방산업 전시회. 유엔 안보리 결의 2231호는 이란 핵합의 이행을 보증한 것으로서 2006년과 2007년, 2010년 제재한 이란의 무기 수출입을 일정 기간이 지나면 해제하기로 했다.
바실리 네벤쟈 주 유엔 러시아 대사는 미국의 이란에 대한 압박을 “최대 질식 정책”이라면서 백인 경찰의 목 누르기에 의해 사망한 흑인 조지 플로이드 사건에 빗대 비판했다.
이런 가운데 블룸버그통신은 안보리의 유럽 국가들이 미국의 핵합의 탈퇴이후 이란이 기존 합의를 넘어서는 우라늄 농축 등에 나선 것을 비판하면서도 핵합의 탈퇴로 미국이 더 이상 이란에 대한 ‘스냅백(제재 원상복구)’을 발동할 수 없다는 중국과 러시아의 주장에 동참했다고 전했다.
로이터통신도 영국, 프랑스, 독일 모두 이란에 대한 무기 금수조치가 해제되면 지역 안보와 안정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안보리에 우려를 표명했으나 그들은 또한 이란에 대한 모든 유엔 제재의 복귀를 일방적으로 촉발하려는 미국의 노력을 지지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한편 AP통신은 안보리 이사국 중 유럽국가들이 미국의 이란에 대한 무기한 무기 금수제재 연장 결의안에 맞서 약 6개월간 무기 금수 제재의 일부분만 연장하는 결의안을 제출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