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인 조지 플로이드 사망사건으로 미국 경찰의 폭력성이 도마에 오른 가운데 미국 언론에서 한국의 시위 역사와 경찰의 시위 진압 변화상을 조명해 관심을 끌고 있다.
미국 공영라디오 PRI는 2일(현지시간) ‘한국에서 폭력시위는 어떻게 옛일이 됐을까’라는 제하의 5분짜리 라디오 뉴스를 보도했다.
서울에서 취재한 이 보도는 1987년 민주화 운동 당시 시위와 2016~2017년 촛불혁명 당시 집회를 비교하면서 이야기를 풀었다.이 매체는 우선 87년 민주화 운동 당시는 최루탄과 돌멩이가 난무한 폭력시위였던 반면 촛불혁명은 도심에 수백만명이 운집한 초대형 시위였지만 단 한번의 폭력성도 나타나지 않은 평화집회였다고 소개했다.
이어 촛불집회 당시 시위 군중들 속에 폭력이 나타나지 않았던 이유에 대해 이 매체는 한국인 시위 참가자의 말을 인용해 시위대의 분노가 경찰이 아닌 대통령에게 향해있었던 점을 꼽았다.
그러다보니 시위대와 경찰간에 서로가 폭력을 쓰지 않을 거라는 묵계가 있었다는 것이다.
이와함께 이 매체는 의경으로 제대한 24세 남성과의 인터뷰를 바탕으로 백남기 농민 사망사건 이후 경찰 내부에서 바뀐 시위 대응 지침을 소개했다.
경찰은 급진적인 시위대에 대해서는 절대로 물리력을 행사하지 않고 대신 시위대의 긴장을 낮추는 방법을 사용토록 교육 받았다는 것이다.
이 라디오 방송사는 이어 한국 경찰이 총이나 최루탄을 쓰지 않고 플라스틱 대형 방패를 기본적인 시위 대응 도구로 쓰고 있다는 점을 소개했다.
1987년 6월 9일 연세대 앞 시위에서 최루탄에 피격당한 이한열 열사의 사진. (사진=이한열기념사업회 제공)한편으로는 87년 이한열 열사 사망 사건 이후 절정에 다른 민주화운동으로 군사독재가 종식되기까지의 과정과 경찰이 ‘독재자의 폭력배(thugs)’로 지탄받았던 이유 등에 대해서도 서술했다.
그러면서 그 사이 경찰 내부에서 진행됐다는 사복경찰의 폐지와 같은 국민들의 평판을 높이기 위한 자정 노력도 소개했다.
또한 한국에서 수년간 특파원으로 일한 마이클 브린 기자의 입을 통해 한국 경찰이 20여년 전 국제사회의 지탄 속에 최루탄 사용을 금지하기로 결정하고 그 이후 이를 실천에 옮기는 노력 등을 통해 신뢰도를 높였다고 소개했다.
동시에 시위대도 폭력 사용은 시위 명분을 깎는 행위라는 것을 자각하면서 점진적으로 시위 문화도 바뀌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경찰이 과거의 행위에 대해 계속 속죄해오고 있으며 올해 6.10 항쟁 33주년을 기념해 ‘경찰관 인권행동강령’을 선포하기에 이르렀다는 경찰청 박원식 인권보호계장의 설명을 전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