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분쟁지역인 남중국해를 둘러싸고 미국과 중국이 경쟁적으로 폭격기를 배치해 미·중 갈등이 더욱 심화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미국의 소리(VOA)와 홍콩의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은 13일(현지시간) 핵전쟁 수행 능력과 스텔스 기능을 갖춘 ‘B-2A’ 스피릿 스텔스 폭격기(B-2A폭격기) 3대가 인도양 디에고가르시아 미군 기지에 배치됐다고 보도했다.
미 공군이 인도양에 B-2A 폭격기를 배치한 것은 국제사법재판소가 남중국해에 대한 중국의 영유권 주장을 기각함으로써 미국과 중국간 남중국해 갈등이 고조됐던 지난 2016년 이후 처음이다.
중국의 군사전문가들은 미국이 B-2A 폭격기를 디에고가르시아 기지에 배치한 것은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군사적 힘을 과시하려는 분명한 신호라고 풀이했다.
카네기 국제평화재단의 자오퉁 선임연구원은 SCMP에 “공중 기반 전력의 이동은 힘의 표현”이라고 말했다.
미중 남중국해 긴장 고조. (사진=연합뉴스/자료사진)특히 중국 인민해방군이 남중국해와 대만 부근 해역 등에서 군사훈련을 강화하는 가운데 미국이 B-2A 폭격기를 디에고가르시아 기지에 배치해 주목되고 있다.
인민해방군은 최근 대만에서 북쪽으로 550km가량 떨어진 저우산 군도에서 이틀간 실탄 사격 훈련을 하고 남중국해 지역에서 방공 실탄 훈련을 했다.
이와함께 중국군도 남중국해 섬인 우디섬에 최신예 폭격기 ‘홍(H)-6J’를 처음으로 배치했다.
H-6J는 기존 H-6G 폭격기의 2배 정도 무기 장착 능력을 갖췄으며 전투반경도 50%가량 넓다.
중국군 남부전구 해군 항공대는 H-6G, H-6J 등의 폭격기를 동원해 최근 남중국해에서 주야간 고강도 훈련을 실시했다.
베이징의 군사전문가인 저우첸밍은 “비록 중국이 미군 배치에 대해 아무것도 할 수 없지만, 반격 능력을 강화함으로써 대응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미국의 (폭격기)배치로 인한 세력균형 변화가 새로운 위기를 초래할 수 있다”며 “문제 해결에 도움이 되지 않고 오히려 악화시킨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