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관영 매체가 중국의 게임 산업과 선두 업체를 강력하게 비판하고 나서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알리바바에서 시작된 중국 당국의 사기업 규제가 플랫폼 기업과 사교육업체를 거쳐 게임 산업에 이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신화통신이 발행하는 신문인 경제참고보는 3일 온라인 게임을 ‘영적 아편’이라고 부르며 중국의 10대들에게 악영향을 끼치고 있다고 비난했다. 그러면서 중국 최대의 온라인 게임 사업자인 텐센트를 문제의 원인으로 지목했다.
경제참고보는 일부 학생들이 텐센트의 ‘왕자영요’를 하루 8시간씩 한다면서 “어떤 산업, 어떤 스포츠도 한 세대를 파괴하는 방식으로 발전이 허용되어서는 안 된다”고 규제를 촉구했다.
이 보도 여파로 게임에서 수익의 3분의 1을 올리고 있는 텐센트와 또 다른 거대 게임회사 넷이즈는 홍콩 증시에서 오전 한때 각각 10%, 13%씩 주가가 폭락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중국 당국이 테크 기업에 대한 지속적인 규제 와중에 나온 이번 기사로 규제의 직격탄을 맞은 사교육에 이어 게임 산업이 다음 타깃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고 보도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연합뉴스시진핑 국가 주석은 지난 3월 전국인민대표대회 당시 보건 및 교육 분야 대표들을 대상으로 한 연설에서 게임에 대해 언급하며 온라인 게임 중독이 청소년들의 심리적 건강에 미칠 영향을 우려한 바 있다.
시 주석은 이 연설에서 방과 후 수업에서도 ‘사회적 문제’라며 부정적인 인식을 드러냈는데 4개월만인 지난달 예체능 과목을 제외한 사교육이 철퇴를 맞았다.
하지만 경제참고보의 어조는 지난주 상하이에서 열린 차이나조이 게임박람회에서 규제 당국이 한 연설과 상충된다.
게임 허가를 담당하는 중앙선전부 출판국 양팡 부국장은 게임박람회 홈페이지에 올린 연설에서 “온라인 게임은 소리, 빛, 디지털 기술과 예술 문학을 결합한다”며 중국 정부는 중국 문화와 소프트 파워를 해외에 알릴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SCMP는 중국이 700억 달러(약 80조 원) 규모의 사교육 산업 단속에 나선 것은 담론과 이념은 중앙 정부가 통제해야 한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라고 보도했다.
한 소식통은 “이번 조치는 특별히 사교육 분야를 겨냥한 게 아니라 교육체계 자체를 바로잡겠다는 목적”이라며 “담론과 이념은 중앙정부가 통제해야 할 필요가 있는데, 지난 몇 년간 사교육 분야가 스스로 담론을 설정해왔고 그것은 국가의 의도에 반해 굴러갔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