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중앙은행인 런민은행이 연이틀 달러 대비 위안화 고시 기준 환율을 연이틀 올려 그 배경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무역전쟁에 이어 코로나19 책임론, 화웨이 제재, 홍콩보안법 문제 등으로 미· 중간에 갈등면이 넓어지는 가운데 환율전쟁까지 벌어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하지만 최근의 중국의 위안화 가치절하는 인위적인 환율조작보다는 시장의 움직임을 반영한 성격이 강한 것으로 분석된다.
런민은행은 지난 25일 달러 대비 위안화 고시 기준환율을 전 거래일 대비 0.0270위안(0.38%) 오른 7.1209위안에 고시했다. 26일에도 달러 대비 위안화 환율은 전날보다 0.12% 오른 7.1293위안으로 고시되었다.
달러 대비 위안화 고시 환율은 금융위기 당시인 2008년 2월 27일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1달러당 7위안을 넘는 ‘포치(破七)는 위안화 환율의 심리적 마지노선으로 여겨진다. 지난해 8월에도 위안화 환율이 1달러당 7위안을 넘자 미국이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했다가 1단계 무역협상이 타결된 지난 1월에 해제했다.
이에 따라 미국이 포치를 넘은 것을 중국의 환율도발로 간주하고 관세인상 등으로 보복할 경우 미중 간에 전장(戰場)이 또 하나 생길 수도 있다.
하지만 이번에 런민은행이 고시한 기준환율은 시장 상황은 반영한 것이라는 평가가 많다.
코로나19로 인한 경제적 어려움이 기축통화인 달러화 강세로 이어졌고 중국 외환시장에서는 이미 3월 16일 이후부터 ‘포치’가 나타났다.
특히 중국 정부가 전인대에서 홍콩보안법 처리방침을 밝히고 대규모 적자재정을 통한 경기부양 방침을 공식한 것이 위안화 약세를 부추긴 것으로 분석된다.
중국이 위안화 가치를 절하해 무역경쟁력을 높일 수는 있지만 수입물가도 덩달아 올라가는 상황에서 굳이 미국의 반발을 부를 무리수를 둘 이유가 없다.
따라서 이번 위안화 절하가 시장과 동떨어진 게 아니라는 분석에 힘이 실리고 있다. 미국에서도 중국 당국의 인위적인 개입을 의심하는 반응은 아직 나오지 않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