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로 중국 내 부품공장이 생산을 멈추면서 가동 중단에 들어갔던 국내 자동차 업계가 이번엔 미국과 유럽발(發) 악재에 생산을 중단하고 있다. 코로나19로 미국과 유럽 내 자동차 시장이 멈춰서면서 수출길이 막힌 것이다.
한 해 자동차 생산량의 61%를 해외에 수출하고 있는 한국 자동차 업계에 악재가 이어지고 있다.
◇’中 부품 대란’ 이어 이번엔 미국, 유럽 악재
현대자동차와 기아자동차가 국내 공장에 대한 일시적 가동중단(셧다운)에 들어갔다.
15일 업계 등에 따르면 현대차는 지난 13일부터 울산 5공장의 가동을 중단했다. 이달 17일까지 공장 문을 닫는 울산 5공장은 현대차의 주력 SUV 투싼을 생산하고 있다.
울산 5공장에서 생산되는 투싼의 주요 수출 지역은 북미와 중동 지역이지만 최근 코로나19의 급격한 확산세로 수요가 크게 줄어들었다. 결국 현대차도 수출 물량 조절을 위해 울산 5공장의 가동을 멈췄다.
기아자동차 역시 국내 공장 3곳에 대한 가동 중단을 추진 중이다.
대상 공장은 소하리 1공장과 소하리 2공장, 광주 2공장으로 가동 중단 기간은 이달 23일부터 29일까지이다. 이들 공장도 현대차 울산 5공장과 마찬가지로 수출 비중이 높은 차량인 스포티지, 쏘울, 프라이드, 스팅어 등을 생산하고 있다.
기아차 역시 코로나19 팬데믹 현상으로 미국과 유럽 내 자동차 수요가 감소하자 이에 대응하기 위해 수출물량 조절에 나선 것이다.
앞서 지난 2월, 중국발 부품 대란 속에 국내 공장 문을 닫았던 한국 자동차 업계가 이번엔 미국과 유럽, 인도 등의 셧다운에 타격을 받고 있다.
지난 2월, 한국 자동차 업계의 생산량은 지난해 2월과 비교해 26.4%나 감소했다. 코로나19 영향으로 중국 내 생산공장이 멈춰서면서 부품 수급에 차질을 빚었기 때문이다.
차량 내 배선장치인 ‘와이어링 하니스’ 부족으로 공장 가동이 멈추면서 현대자동차의 조업일수가 10.6일 감소했다. 이어 기아차 8.9일, 쌍용차 8.5일, 르노삼성 4일, 한국GM 2일 등 모든 완성차 업체가 생산에 차질을 빚었다.